
사토시 콘 감독의 [천년여우] 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나는 그 영화를 그게 진짜 여우이야기인줄 알고 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여배우라는 뜻의 여우(女優)였다. 근데 이번엔 진짜 여우(狐)다 그것도 천년묵은 여우의 이야기 (주인공은 100년짜리 어린 여우지만)
감상은 차치하고 처음 본 느낌은 의외로 알차다(?)라는 느낌이었다. 사실 전체 적인 완성도는 캐릭터를 제외하면 무난 이상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맘에 안드는 부분이 캐릭터들이었다는 말인데 후배의 말에 의하면 감독인 이성강씨는 캐릭터가 일본스런 느낌이 안나도록 하는데 꽤 힘을 준 모양이어서 그게 되려 어설픈 스타일의 작화가 되어버린듯 하다. 주인공인 여우비 이외의 인물은 주인공이 주인공스럽지 않고 보통의 애니메이션에선 액스트라 정도로 나올 법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인물 차가 별로 안난다. 주인공도 액스트라스럽고 조연도 액스트라스럽다. 조금 더 제대로 된 개성있는 인물이 나와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원더풀데이즈에서도 비슷한 감상이었는데 그 점에선 별로 나아진 게 없는 듯. 다들 튀고 싶어 안달하는 만화영화 주인공 세상에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은 왜 다들 평범 그 자체인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배경적인 부분에선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단풍이 물든 가을 산을 배경으로 화려하게 펼쳐지는 CG와 색감이 강렬하게 눈을 자극해온다. 그 정도가 좀 심해서 진짜로 주목해야할 인물이나 장면에 대한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어설프게 하다 마는 것 보다야 낫다고 본다. 아직 커가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시점으로 보자면 '진짜 잘했네' 정도로 순순히 칭찬할 정도는 아니어도 '많이 컸네' 하고 등 두드려 줄만큼은 됐다는 소리다.
이야기 구성은 생각보다 재밌어서 의외였다.(거의 기대 안했다는 말?) 특히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보는 이야기가 전혀 재밌지 않은 걸 넘어서 지루한...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주변 캐릭터를 이용해 꽤나 흥미롭게 사건 사고를 등장시켜 간간히 웃음을 유별한다. 박장대소할 정도로 웃긴 건 아니지만 영화를 즐기는 80여분간 지루한 느낌은 거의 없었다. 물론 이런 자질 구레하게 등장하는 에피소드나 너무 새로운 발상과 설정을 끼워 넣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가 전체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것을 발목잡아 결국 막판엔 시간이 없어 이야기를 급히 마무리 짓는 인상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이게 실험 애니메이션이 아닌 상업적인 애니메이션이라는 시점에서 볼때 재미는 빠질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만 있다면 그거야 금상 첨화겠지만 이야기는 뭔지 알겠는데 재미 없는 것 보다야 이야기가 알쏭 달쏭 해도 재밌는 편이 낫다는 거다. 지루함을 타파 했다면 그걸로 반 이상은 성공했다고 본다.
음악은 [양방언]라는 의외로 거물이 맡아 영화의 완성도를 상당히 높여주었다. 사운드가 너무 크게 들어가 그림보다 너무 강조된 느낌도 없잖아 들긴 하지만 전체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에 쓰인 음악이 영화 수준을 상당 부분 끌어올렸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정말 기억하지 않을 래야 않을 수 없는 [이박사]의 [이집트 여행]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절 뿐이지만 그 마이너한 노래의 전곡이 다 흘러 나올 줄은 그 누가 알았으랴. 그걸 속으로 다 따라 부르고 있던 나도 참.
영화를 본 후 차를 마시며 '가지 치기를 제대로 못하고 너무 욕심을 냈다' 또는 '전체적으로 산만한 부분이 많고 그 덕분에 이야기의 마무리가 너무 급했다' 등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지만 이제까지 시간 들이고 돈들여 만들었다는 이런 저런 애니메이션에 비해선 완성도면에서나 재미면에서 상당히 많은 진보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걸 돈주고 봐 줘야 다음 국산 애니메이션에 제대로 된 작품이 계속 나와줄 터전이 될 텐데 공짜로 보고 이런 글이나 써주며 건투를 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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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여우 여우비: 2007.1.26- CGV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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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극장에서 조조로 <로보트 태권브이>를 보고 낮에 외부에서 일을 하다 저녁때는 <여우비>를 보았다. 하룻동안 극장에서 이 두 작품을 만난 건 어떤 면에선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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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여우 여우비(2회차): 2007.2.1- CGV불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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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 2007/02/03 03:01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전 비주얼만 놓고 봤을 땐 여러모로 참 괜찮았는데,
극장판은 한 편만으로도 좀 정리가 되어야 한다는 쪽이라서
내용면에선 솔직히 많이 아쉬웠어요. 아주 살짝 '애틋한' 감정만
이입할 수 있었으면 두말않고 엄지손가락 세웠을텐데 흑.
(그나저나 전 이집트 여행 아예 대놓고 흥얼흥얼 따라하고 있었는데...;)
박군 2007/02/03 06:14 Modify/Delete Address
아무래도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 관련한 일이면 좀 더 날카로운 시각으로 보게 되는 거겠지. 이런 저런 자질구레한 흠은 있지만 나는 '생각보다 좋았다'에 더 점수를 주게 되더라고..
EST 2007/02/03 11:10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제 경우는 오히려 그 반대일지도요.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 봐도 그냥 알기 쉽고 재미있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밀방문자 2007/02/03 21:47 Modify/Delete Reply Address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박군 2007/02/03 23:28 Modify/Delete Address
오홍 수정했음 땡슈..~얼릉 숙제 해~~
^________^ 2007/02/08 14:54 Modify/Delete Reply Address
으흠 숙제검사중..^^
잘하셨군 동그라미 넷(퍼퍽~~)
그렇게 압박이였나..ㅋㅋ 조만간 함 뵙지용..
나름 고무적인 반응 감사..(내가 감사를 왜하는지..ㅡ,.ㅡ:::)
박군 2007/02/08 22:41 Modify/Delete Address
크크..뭐 별 그다시 압박은 아니었고 그냥 공짜로 봤으니 써 줘야 겠다는 의무감에 쓴거지 뭐. 그려 조만간 함 보자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