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2일

오늘은 드디어 이 여행의 주된 목적 중의 하나인 사누키 우동을 먹으러 가가와현 다카마츠로 떠나는 날. 오카야마에서 마린라이너라는 쾌속을 타면 1시간 정도면 시코쿠로 건너가 다카마츠에 도착한다. 세토대교라는 엄청나게 긴 다리도 건너게 된다.



- JR 다카마츠역

사실 운좋게도 집 근처에 사누키우동 대사관이라고 불리는 [댕구우동]이라는 가게가 있어 일찍부터 가가와현의 사누키우동맛에 가까운 우동을 즐겨 온 터라 낯설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역시 본토의 우동맛을 느끼고 싶어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하지만 역시 본토스럽게도 사누키 우동 초보자로선 조금은 난관의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셀프 서비스. 덕분에 다카마츠의 사누키 우동전문점의 우동가격은 130~200엔정도의 파격적으로 싼 가격이다. 덕분에 싸고 간단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우동가게가 널린 덕분에 다카마츠에는 편의점이 거의 없다는 웃지못할 일도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도 다카마츠에서는 편의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셀프점과 보통의 우동점포와의 가격차이가 150~500엔정도 차이가 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여행전 사누키 우동에 대해 연구를 하며 사본 여러 잡지들에서 주워들은 사누키 우동의 기본 상식에 대해 알아보자면

우선 가게는 셀프점과 일반점으로 나뉜다. 셀프점에는 보통의 가게와 제면소로 나뉜다. 두 군데 다 자신이 직접 면을 뜨거운 물에 데치거나 소스를 끼 얹거나 국물을 담거나 하는 일련의 작업을 해야한다. (이게 또 참을 수 없이 즐겁다 ^^)

면을 세는 단위는 1玉 (히토타마). 2玉 (후타타마) 등 玉을 단위로 센다. 우동이 말려 있는 상태가 둥글어서 그런 모양이다. 양이 작은 여성의 경우 1玉면 충분하다. 가게에는 중,고등학생들이 방과후에 간식을 먹으러 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보통 3玉 정도를 먹더라.(큰 대접같은 데 담아 먹는데 경외감 마저 든다.) 셀프점의 경우 1玉에 140엔에서 200엔정도 한다.

우동의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우리가 잘 아는 국물이 있는 우동, 이것은 가케우동이다. 그리고 우동면에 소스를 끼 얹어 비벼먹는 식의 우동이 있는데 이건 붓가케 우동이라고 한다. 또는 메밀국수처럼 소스장을 따로 그릇에 담아 우동면을 젹서서 먹는 자루우동이 있다. 보통 이 세가지 정도로 나뉘는데 종류가 더 많은 곳도 있다.하지만 유명한 우동점일 수록 종류가 한 두가가지로 압축된 곳이 많다. 역시 기본적인 맛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우동면의 상태도 여러가지로 나뉜다.
우선 아쯔아쯔, 이건 면도 뜨겁고 국물도 뜨거운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히야아쯔, 이건 면은 차갑고 국물은 뜨거운 상태.
히야히야, 면도 차갑고 국물도 차가운 상태.
미지근한 상태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 이상은 현지인 레벨이라 패스..^^;

셀프점에서 우동을 먹는 방법를 설명하자면
첫째 메뉴를 결정(가케우동인지 붓가케인지)하고 면을 몇개 먹을 건지를 정한다.(히토타마인지 후타타마인지)

두번째 우동집에 따라 튀김을 같이 파는 곳이 많다. 튀김을 먹으려면 접시에 담아둔다. 금방 튀긴 튀김을 줄 서 있을때 따로 주문받는 곳도 있다.

세번째 보통의 셀프점은 선불하는 곳이 많다. 돈을 미리 준비한다.
그리고 자신이 결정한 메뉴와 타마수를 이야기한다. (예: 가케우동 히토타마 - 국물우동 1개) 그러면 가케우동인 경우는 그릇에 우동면만 담아주고 붓가케의 경우는 그릇에 소스를 담아 면을 얹어 준다. 가게에 따라선 소스도 자신이 따로 부을 수 있게 테이블에 놓여 있는 곳도 있다)

네번째 면이 담긴 그릇을 받았으면 가케우동인 경우, 면을 뜨거운 물에 데쳐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점 아줌마가 우동데쳐주듯 하면 된다. 뜨거운물이 담긴 통속에 있는 바구니에 면을 넣고 물에 넣은 다음 10정도 세고 꺼내서 면이 든 바구니를 탈탈 잘 턴다. 그리고 그릇에 담는다. 옆에 마련된 국물을 한 두 국자 정도 떠서 그릇에 담는다. 테이블에 마련된 파와 튀김가루는 마음껏 넣어도 된다.

유명한 우동집일수록 늦게 열고 빨리 닫는 곳이 많아서 시간을 잘 체크하고 가야 된다.

우동에 대한 설명만으로 이렇게 길어지다니...-_-;



다시 여행기로 돌아가서...
어쨌든 우리는 다카마츠에 도착해서 아침일찍 부터 문을 여는 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진짜 유명한 가게들은 다들 산속에 있거나 차로 이동할 수 밖에 없는 곳에 있기 때문에 시내에서 갈 수 있는 그나마 유명한 곳 4군데를 돌기로 했다. 그야말로 먹고 빠지기 작전. 2시간에 4집을 돌기로 한 것. 과연 가능할 것인가? 다카마츠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고토덴이라는 이름의 전차역인 [다카마츠칙코]역으로 이동 전차로 우동집이 몰려있는 [리츠린고엔]역으로 갔다.



- 다카마츠칙코역. JR이 아닌 고토덴 전차를 타는 역이다.




- 아담한 오두막 같은 리츠린고엔 역


우선 처음 찾은 곳은 [우에하라야본점]이라고 하는 우동집. 9시에 문을 여는데 조금 일찍 도착해서 먼저 자리를 잡았다. 주말 같으면 줄을 서야 하는 곳일텐데 평일 첫손님이라 여유롭게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셀프점이긴 하지만 후불인 곳. 이집의 유명한 메뉴는 자루우동. 모두들 자루우동을 시켰다. 그리고 이집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인 고로케. 가게 열자마자여서인지 갓 튀겨낸 고로케가 환상 그 자체. 감자와 소고기가 들어간 고로케에 다들 완전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나온 자루우동.(200엔) 내 태어나서 이렇게 쫀득쫀득 씹기도 힘들 정도로 탄력있는 우동면발은 처음이다. 꼭꼭 씹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쫀득거린다. 소스맛도 일품. 역시나 유명한 가게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처음 맛본 본토의 사누키 우동맛에 다들 넉다운. 양이 생각보다 작아서 이정도면 4집 돌아도 문제없어...라는 기분. (이후 이런 얄팍한 생각을 다들 후회하고 만다)



- 우에하라야혼텐



- 가게 내부에 걸려있는 사누키사투리 테스트용 벽보.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



- 여기에서 면을 데치고 국물을 담는다.




- 환상의 찰기를 선보인 우에하라야 자루우동. 면이 다르다. 면이..



- 이집의 자랑거리인 감자소고고 고로케. 아삭아삭 따끈따끈.



- 리츠린공원, 유료라서 안들어갔다 ^^;



우에하라야에서 걸어서 10분정도의 거리에 다음 목표인 [마츠시타제면소]가 있었다. 제면소를 겸한 곳이라 그런지 조금은 후줄근한 동네 아저씨들이나 들릴듯한 분위기. 이곳역시 문연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 손님이 아무도 없다. 이곳은 셀프에 선불제. 이번에는 가케우동으로 1타마를 주문햇다.(180엔) 드디어 직접 우동을 데쳐야 하는 순간. 방법따위 알지도 못하니 그냥 대강 뜨거운물에 데치고 국물 담아 완성. 파를 듬뿍 뿌리고 튀김가루를 뿌린다. 한입 먹어보니...음..국물이 짠데? 면도 퍼슬퍼슬하고...생각외로 맛이 별로 없네?라는 인상. 결국 이집이 사누키에서 먹은 우동집중 가장 맛없는 집이면서 배만 잔뜩 불린 곳이 되고 말았다.



- 마츠시타제면소



- 가게내부



- 고로케, 김밥등이 있었으나. 갓튀긴게 아니라 기름지고 별 맛이 없었다.




- 가케우동



마츠시타 제면소에서 배가 불러버린 우리들.. 아직 두군데 밖에 못돌았는데..-_-; 큰일이다...경고음이 울리기 시작. 지도를 보니다음 우동집까지는 거리가 좀 있어서 걸으면서 배를 꺼트리기로 했다. 하지만...뭐냐 이 축척이 엉망인 지도는!!!! 15분도 안되서 도착해버리고 만 것이다. 다들 이대론 도저히 우동을 배에 넣을 수 없는 상태다 라고 판단. 세번째 우동집으로 가는 마지막 4거리의 노상에 둘러 앉아 소화를 좀 시키고 움직이기로 한다. 우동집 네군데를 한꺼번에 돌다니 이 무슨 무지막지한 계획이었단 말인가.

웃고 떠들고 수다를 떨었더니 배가 조금은 가라 앉았다. 그래서 세번째 집인 [사카에다]로 출발. 이곳은 꽤나 유명한 우동집으로 주말에는 줄을 어디까지고 늘어 서는 유명점 중의 하나. 우리가 도착한 시점에도 가게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뭔가 희망이 보인다. 이집은 50가지 종류의 튀김으로 유명한 곳으로 카운터 옆에 엄청난 종류의 튀김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아무래도 가케우동은 국물때문에 배가 불러서 안되겠다 싶어 이번에는 붓가케로 주문. 그리고 날계란을 주문해 비벼먹기로 했다. 1타마 170엔 날계란 50엔. 일단은 먼저 소스에 비벼 붓가케로 즐겨본다. 우에하라야보다는 부드럽지만 탄력이  살아있는 찰지면서 부드러운 면발. 이제까지 돈 집 중 최고의 맛. 게다가 날계란을 풀어 섞으니 형언할 수 없는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감싸안는다. 크헐. 이것이 본토의 우동맛인가!!! (몇번째야~)




- 사카에다 우동집. 근처에서 자전거를 끌고 와서 먹는 사람이 많았다.
다카마츠에선 우동집 투어을 위해 1일 100엔에 자전거도 대여해준다.
우린 배 꺼트리느라 걸어다녔지만..



- 가게내부



- 붓가케 우동



- 붓가케에 날계란...으헝 맛있었엉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맛있다는 건 진짜로 맛있는 집이라는 사실. 결국 배불러 타령에도 불구하고 싹싹 다 비우고 터질 것 같은 배를 안고 마지막 집인 [치쿠세이]로 향했다.

사카에다에서 길만 건너면 되는 가까운 거리. 이곳은 11시에 문열고 2시반에 닫는 엄청난 집으로 가게 문 앞에서 튀기는 튀김 냄새가 죽이는 곳. 우리가 돌아 본 4집 중 가장 유명한 가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목구멍으로 우동면이 넘어올 것 같은 배를 안고 오다니 ㅠ_ㅠ 11시가 되기 전인데 벌써 줄을 서기 시작했다. 우리 앞으로 30명은 있는 듯. 그나마 기다리는 동안 배가 꺼지를 바라면서 즐겁게 기다린다. 워낙 먹는 속도가 빨라서 줄이 아무리 길어도 금방 줄어든다. 어느새 카운터 가까이까지 줄이 줄었다. 카운터 옆에 튀김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서 다들 튀김을 한두개씩 집어 접시에 담았다. 이집에서 가장 유명한 튀김은 반숙계란 튀김인데 우린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안 것. 두고 두고 후회하고 나중에 여행 후반쯤 다시 와서 분풀이를 했다. ^^
튀김역시 줄을 서있는 동안 아주머니가 돌아다니며 일일이 따로 주문을 받는데 그럼 갓 튀긴 바삭거리는 최고의 튀김을 먹을 수 있다. 우린 그런 사실도 모른채 튀겨져 있는 튀김을 좋아라고 안고 있었던 것.



- 치쿠세이..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앞치마를 두른 저분이 튀김주문 담당 아주머니. ^^


우리 차례가 되어 이번엔 가케우동을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여긴 다른 곳보다 양이 작아서 그나마 해볼만 했다.(1타마 140엔, 튀김90엔) 이곳도 역시 선불. 면을 스스로 데쳐서 국물을 담았다. 이전집들보다 옅은 우동국물색이 맘에든다. 뭘로 국물을 내었는지 보통의 우동국물과는 조금 다른맛. 시원하면서도 진한 국물맛이 일품. 하지만 역시 4집 연속은 정말로 무리였다. 눈물을 삼키며 면을 남기고 말았다. 그릇에 남아있는 우동을 보면서 그릇을 치우는 아주머니가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다. 죄송해요. 다음에 다시와서 싹싹 비울게요...4집째란 말이예요.ㅠ_ㅠ



- 가게입구. 오른쪽에서 튀김을 튀겨내고 있다.



- 치쿠세이의 튀김들.



- 카운터 바로 옆에서 주인아저씨가 끊임없이 우동반죽을 하고 계셨다. 우리가 사진을 찍자 V를 그려주시는 센스까지. 선물용 우동도 판매하고 잇었다.



- 가케우동과 튀김들..


한그릇에 2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이렇게 맛있는 우동을 먹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우동천국이 아니고 무엇이랴. 한국으로 돌아가서 한 그릇에 5000~6000원 내고 우동 먹을 수 있을까? ...
하지만 이렇게 우리의 사누키 우동 투어는 이번 여행 내내 우동집 간판도 쳐다보기 싫을 정도의 트라우마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2시간에 우동집 4군데를 돌고 나도 12시도 안된 시각.. 다음 우리의 행선지는 곤피라신궁.

다음일기에 계속....


camera : Ricoh GRD / Lomo LC-A / Fuji Superia 200






2008/09/24 00:30 2008/09/24 00:30
Posted by 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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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누키 우동을 먹다

    Tracked from 자존심지키기 2009/07/10 13:06 Delete

    <사누키우동을 먹다> -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9) 우동으로 유명한 집들은 시내에서 다들 멀기 때문에 아무 우동집에나 들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첫번째 들어간 집은 ... 역시 일본어를 읽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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