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TV가 없는 고로 인터넷을 켜지 않는 한 뉴스를 접할 길이 없는 나는.. 새벽에 일어났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오후 2시 넘어서야 알게되었다. 시청앞 광장을 지나오는데.. 왠 아저씨들이 [노무현 서거]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도 이제 죽은 거나 마찬가지 취급받는 노무현이란 말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설마 실제로 돌아가셨을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는 조금 후 어느 건물의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작은 LCD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속보를 보고 뒷산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무슨 농담같은 진실이란 말인가.

시청앞 광장은 닭장차로 잔디광장 주위를 쥐새끼 한 마리 드나들 틈 없이 빼곡히 막아놓았고 덕수궁 주변이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대학생 몇명이 하얀 국화를 들고 이리 저리 어수선하게 뛰고 있었고 한명은 주차장 담을 넘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걸 본 어떤 할아버지는..뭐라고 막 욕을 하시고...이게 뭔 상황인가 싶더라.. 나중에 알아보니 대한문 앞에 추모대를 설치하려는 사람들을 전경들이 막고 그쪽으로 가지 못하게 통제를 하는 상황이었던 모양이다. 그 대치 상황에서 뭔가 마찰이 있었고 그래서 기자들과 사람들이 몰려있었던 것. 아니 사람 죽은 마당에 헌화하려고 담을 넘어야 하는 건가? 무슨 반정부 데모를 하는 것도 아니고..대학시절 최루탄 맡아가며 전경을 피해 뛰던 대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라 더욱 씁쓸해졌다. 그들은 전직 대통령을 죽이고 추모의 국화 가지도 꺽어버리는 놈들이다. 철갑을 두르고 무표정한 모습을 하고 있는 시청의 모습과 함께 이 정권 이후의 모든 것들이 기분나쁜 모습으로 박자가 척척 맞아간다. 홈에는 정치고 경제고 딱딱한 글 쓰고 싶지 않았지만..정말 속에서 스믈 스믈 뭔가 기어나오려고 해서..한마디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뭔가 이보다 더 한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형국이다. 오늘은 잠이 안 올것 같다.
2009/05/24 04:37 2009/05/24 04:37
Posted by 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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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ST 2009/05/24 18:56  Modify/Delete  Reply  Address

    허망하고 허망하고 또 허망합니다. 세월이 하 수상한 것이, 종내는 산 사람들이 먼저 떠난 그를 부러워하는 날이나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박군 2009/05/25 13:11  Modify/Delete  Address

      그러게 말이다. 시절이 하 수상해서 이젠 무슨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은 느낌이네...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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