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조개 이야기...

2007/01/30 00:53 / 잡담

점심을 먹으려고 밥상앞에 앉았더니 Tv에서 우연히 진주조개 양식에 대한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방영되고 있었다. 일본의 [이세]에 있는 진주조개 양식장을 보여주며 세계 최고의 진주 메이커인 [미키모토]가 진주 양식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양식 진주를 만드는 이른바 살아있는 진주조개 속에 핵을 집어 넣어 진주를 만드는 방법을 만들어 낸것이 바로 [미키모토]라는 회사인데 간단한 방법임에도 50년이나 걸려서 알아낸 비법과도 같은 대단한 발견이었던 것이다. 말로만 들어 왔던 진주조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진주를 일컬어 [눈물의 보석]이라고 하는 말이 정말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하고 말았다.

우선 진주에 핵을 집어 넣는 과정을 위해서는 일련의 도구를 갖춘 수술대가 필요하다. 그냥 보기에도 외과 수술대를 연상시키는 조금은 살벌해 보이기도 하는 수술대에는 수술용 메스랑 진주를 벌릴 수 있는 거치대와 약품등이 놓여 이었다. 우선 살아 있는 진주조개의 입을 벌려 그 틈 사이로 생식기를 절개한다. 잘려진 틈 사이로 같은 종류의 조개에서 잘라낸 외투막의 상피세포를 부분을 집어 넣는다.
이 상피세포라는 것이 굴따위의 레이스 같이 검은살 부분에 해당하는데 다른 조개의 이 살 부분을 잘개 잘라놓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조개는 이미 몇마리 희생이 되었을 것이다. 상피 세포 이식이 끝나면 조개의 탄산칼슘으로 만들어진 구슬을 잘려진 생식기 사이로 집어 넣는다. 이때 위치가 움직이지 않도록 제대로 잘 고정시켜야 완전한 원형에 가까운 진주가 만들어 진다고 한다. TV화면에서는 이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생식기 속으로 이물질이 마구 들어가고 구슬을 넣고 난 후 수술 기구가 빠져나오는 순간 그 잘려진 부분에서 피가 살짝 배어 나오는 것을 봤다. 이 과정은 가능한한 빨리 끝날 수록 조개에게 무리가 없다고 한다. 그리곤 수술이 끝난 조개는 양식장으로 보내지기 전 회복실 같은 곳에서 지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진주조개가 견디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조개의 몸 전체 크기를 생각해 보자면 상당한 크기의 이물질이 몸속에 들어와 있는 셈인 것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자신의 머리크기 만한 이물질이 몸에 들어온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그리고는 바다로 보내져 몇년간에 걸쳐 진주를 만들어 내게 되는데 이 중에서도 핵을 뱉어 내 버리거나 몸속에 들어온 이물질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상당수가 죽거나 해서 실제로 진주를 만들어 내는 진주조개는 30%정도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걸 견디고 힘들게 진주를 만들어낸 진주조개는 몸에서 진주를 꺼내는 순간 죽게 된다. 무참하게 벌어져서 수술로 몸속에 들어왔던 진주를 꺼내고는 그대로 버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원형에 가까운 최상급의 진주를 생산하는 진주조개만을 골라 재이식을 하는 특별 관리반이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최상급 진주조개의 경우 재이식을 할 경우 더 좋은 품질의 진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진주를 꺼내는 순간 새로운 핵을 몸속에 넣는 수술을 다시 받는다. 그런식으로 3번까지 재이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진주조개가 자신에 몸에 있던 진주가 나가고 새로운 것이 들어왔다는 걸 눈치채지 못해야 다음에 더 아름다운 진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수한 종자의 경우 이렇게 몇년이고 몸속에 이물질을 간직한 채 몇번이나 수술을 받아가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나레이터는 이런식으로 진주를 만들고 버려지는 진주조개의 일생을 보며 그들은 그걸 위해 태어난 것이다 라고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의 냉정함에 대해 이야기 하는 듯 했다. 혹자는 진주조개가 진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최상의 조건과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장수해야만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의미가 있는 보석이라고는 하지만 결혼 예물로 진주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상당히 수긍이 가는 일이다.

수술대위에 올라가서 몸에 이 물질을 넣은채 오랜 기간 힘들게 지내다가 진주를 빼내고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생물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양식진주를 몸에 두르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원래 보석에는 전혀 흥미가 없어 두를 일도 없을 것 같지만.

2007/01/30 00:53 2007/01/30 00:53
Posted by 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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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양 2010/05/26 22:40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저도 그거 참 잔인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누군가(무언가?)의 생명이 누구한테는 장신구일 뿐이라는 게 속상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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