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 초속5센티미터
분명 겨울 그리고 봄을 그리고 있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에선 늘 여름 내음이 난다. 그것은 햇살이 강렬히 내리쬐는 여름 한 낮에 그늘 진 교실 책상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게 하는 콘트라스트 강한 수채화 빛깔의 화면때문인 것일까? 그런 나른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이야기는 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년이 토치기로 간 소녀를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 손님이 아무도 없는 기차 임에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서 가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미 늦었다는 걸 알기 전까지 그는 많은 빈자리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서서 창밖만을 바라보고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있던 그 장면. 총 3편의 파트에서 1편이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그 이유에서 였을까? 감독은 언제까지 사랑하지만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는 커플의 이야기를 그릴 것인지. 보는 관객의 입장에선 아름다운 화면 만큼 안타까운 마음만 남는다. 리얼한 그림 만큼이나 현실적인 이야기에 조금은 더 우리가 기대하는 속물적 해피엔딩이 되어도 좋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 검은 집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황정민 주연의 스릴러라는 것만 알고 보러간 영화. 보험사기 살인극이라는 있을 법한 사건을 다루고 있어 더욱 리얼하고 충격적. 나오는 배우가 다 쟁쟁한 인물들이어서 어느 하나 연기의 모자람이 없이 그저 내용만 따라가도 아무 문제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있었다. 특히 남편역의 '강신일'은 얼굴 클로즈업도 많고 보고 있으면 오싹할 정도이다. 후반부에 반전은 있으나 둔한 편인 나도 꽤 일찍 눈치를 챌 수 있을 정도로 복선이 많이 깔려 있다. ('식스센스'에서 초반 브루스 윌리스가 아이의 집에 찾아온 장면에서 왜 저 엄마는 브루스 윌리스가 와 있는 데도 손님을 본척 만척 하는 걸까 라는 의문을 가졌음에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는 식의 둔함? )
몇몇 있을법한 헛점을 제외하고 이야기가 곁다리로 새는 법 없이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영화였다.황정민의 트라우마라는 것이 좀 어거지로 들어간듯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후반부를 제외 하자면 일본 원작이라는 느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한국적 보험사기극 드라마로 보인다. 사람들은 선입관에 사로잡히고 그로 인해 늘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영화는 그 때문에 더욱 비극으로 치닫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어디서 찾아냈는지 정말 음산한 느낌의 영화속 무대의 검은집이 역시 압권. 생각보다 평이 갈리는 분위기인데 개인적으론 보는 내내 찝찝하긴 했지만 재밌게 보았음. 원작은 좀 더 범인이 사이코패스라는 점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 모양인데 유명하다는 원작을 한 번 읽어보고 싶구만..
- 올해도 스폰지하우스에서 일본인디영화 페스티발이 열리는 모양이다. 한동안 영화에 관심을 끊고 살았더니 6월28일부터 한다는데 난 전혀 모르고 있었다. 상영작 리스트 중 반가운 영화가 눈에 띄었는데 바로 '카모메 식당' 예약해서 DVD도 구입하고 지난 도쿄여행때 일부러 변두리 극장까지 가서 보고 왔을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인데 드디어 국내에서 선을 보이게 된 모양이다. 평범하지만 잔잔한 일상 그 속에서의 조그만 코미디 같은 에피소드들 무엇보다도 눈을 잡아끄는 내가 봤던 것과는 다른 핀란드의 모습들. 스크린으로 또 볼 수 있게된 것을 감사하며 12편의 영화들 하나 하나 또 한번 몰아서 봐야겠다. 할인쿠폰 같은게 없는 모양이라 다 챙겨 보려면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조금 걱정..
--> 일본인디필름페스티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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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2007/06/22 18:37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저는 타카키가 제발 기다리지 말아줘라는 대목애서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감독이 좀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던걸요.^^ 검은집은 저는 원작만 봤는데,미저리 저리 가라할 정도로 사람이 무섭더라구요.제가 생각한 여주인공 이미지랑 달라서 영화도 땡기긴 한데,요즘 카드 할인도 앖어질 것 같고 고민됩니다.
박군 2007/06/22 19:01 Modify/Delete Address
검은집은 원작이 훨씬 무섭다고 하더만요.. 개인적으로 원작이 있는 영화는 가능한한 영화부터 보고 원작을 보려고 하고 있는데 원작의 감동을 뛰어넘는 영화는 별로 없더라구요. 아예 별개의 작품처럼 만들어졌다면 또 모를까.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스릴러의 코드를 정석대로 밟아 나가면서도 할 이야기는 잘 전해졌다고 생각해요. 아내역의 배우 연기도 상당히 좋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