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마산 명물 먹거리 탐방을 할 기회가 있었다. 마산, 하면 아구찜이 가장 유명하지만 안주 인심이 후한 '통술집'도 또한 유명하다. 원래 원조는 마산의 가장 번화가 중 하나인 오동동 통술거리가 유명한데 최근에는 신마산 통술거리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해서 이번엔 신마산쪽으로 가보았다. 고향이라고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서울로 상경한 나로서는 통술집은 말만 들었지 실제로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통술집' 이란 테이블당 가격을 내면 술을 마시는 동안은 안주가 무제한으로 리필되는 술집이다. 보통 1테이블에 4명 기준으로 1인당 만원을 내면 안주가 배불러 터질때 까지 나온다.
우선 자리에 앉으면 우선 무슨 술로 할 건지를 물어본다. 일반 술집 보다는 술 값은 좀 센 편이다. 요즘 마산에서 밀고 있다는 국화주를 주문했더니 병당 만원이었다. 맥주나 소주는 좀 싸겠지. 마산에 터를 둔 무학소주에서 나오는 가을국화는 13도 정도로 달콤하면서 국화향이 살짝 맴도는 부드러운 술이었다.

처음 나온 안주. 전복죽과 기본안주. 지방색이 느껴지는 삶은 땅콩과 톳나물 무침, 갈치조림등이 보인다.

과메기. 나도 말만 들어봤지 처음 먹어봤다. 우선 김에 과메기와 미나리, 파, 고추,마늘,미역등을 올려서 싼다음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고추가 들어가 매콤한 맛이 특징인 정구지지짐(부추전)

해산물 모듬. 개불, 해삼,전복,호래기등이 나왔다. 쫀득하고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인 호래기. 어렸을 적 저녁 밥상에 자주 올랐던 해산물이다. 오징어랑은 또 틀린 맛. 좀 더 끈적하게 달라붙는 맛이 특징.

뭔가의 회였는데 이름이 기억 안남.

이런것도 술안주? 싶었는데 의외로 인기 메뉴였다. 구운떡과 꿀. 한 접시 더 달라고 해서 먹을 정도.

산낙지씨가 김과 파와 깨에 버무려 트위스트를 하며 등장. 워낙 기세등등해 접시에서 떼는게 힘들었는데 아주머니가 기름장을 접시에 부어 섞어주셨다.

이름을 외우기가 힘든 이상한 생선. 가자미의 일종이라는 데 고급생선이라고 했다.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

계란탕!

민어찜이었던가? 생선살이 입에서 씹을 새도 없이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역시 생선을 제대로 즐기려면 찜이야!

이날의 마지막 안주였던 생선조림. 양념이 배인 무우가 맛있었다.
술을 좀 더 했으면 안주는 계속 나왔을 터였다. 다음 안주는 아구탕이었는데...
국화주 두병과 안주에 배가 완전히 불러버린 탓에 자리를 일어섰다. 술을 계속 마시는 한 안주는 무한리필. 안주값은 일인당 만원만 내면 되는 좋은 시스템. 나같은 안주킬러에겐 천국과 같은 곳이다.
다음날 찾은 곳은 마산의 명물 거리 아구찜 골목. 그 중에서도 원조집인 초가집을 찾았다. 요즘은 아구찜도 많이 퓨전화 되어 마산아구찜의 특징인 건조아구를 쓰지 않고 생아구를 취급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이 초가집만은 아직도 건아구를 고집해서 쓰는 곳이다. 건아구를 쓴 아구찜과 생아구를 쓴 아구찜의 맛의 차이는 먹어보지않은 사람에겐 그 차이를 설명하기 힘들다. 하지만 난 건아구찜의 깊은맛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초가집이 아직 그 고집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골목 구석에 찾기 힘들게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만화 식객에서 유일하게 허영만씨의 인터뷰를 거절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조금 기다려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아구찜 中 15000원
아구찜을 시키면 딸랑 물김치 하나 나올 뿐이다. 아구찜 자체도 콩나물과 건아구밖에 안들어 있을 정도로 심플하다. 그저 그 맛으로 승부할 뿐. 콩나물을 건져 밥에 비벼 먹는 그 맛. 침이 절로 고인다. 된장맛과 건아구의 향이 은은히 배인 콩나물은 생아구찜의 심심한 콩나물과는 비할바가 아니다. 배가 조금 부른 상태여서 중자를 시켰는데 곧 후회했다. 뚝딱 한그릇을 금방 비워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미더덕찜도 하나 시켜보았다.

미더덕찜 小 10000원
음..미더덕찜은 좀 아니었음. 미더덕은 역시 전분이 들어간 상태로 뻑뻑하게 찜을 해서 먹는 쪽이 더 제맛인듯.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맛난 음식으로 배를 불리니 천국이 따로 없다.
이곳이 언제까지나 그 고집 그대로 오래 자리를 지켜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사진은 친구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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