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탓에 요리 실력이 평가절하 될지도 모르는 위기감! 그런데 돼지고기는 도대체 어디로?
요즘은 일 때문에 바빠서 거의 집에서 밥을 먹고 있지만 고향에서 엄마가 보내주신 국이며 반찬도 거의 떨어지고 냉장고 속에는 김치만이 달랑 남아 있을 뿐이라 매일 밥과 김치 그리고 김으로 하루 하루 끼니를 때우고 있는 실정이다. 뭔가 맛있는 것이 먹고 싶어!!! 라고 속으로야 생각하고 있지만 누가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고 배달시켜 먹거나 내가 만들지 않는 한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나타날 일은 없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라고 해봤자 저번주, 일본어 수업시간에 VTR 영상으로 공부하는 시간이 있는데 거기에서 돈지루(豚汁)또는 부타지루(豚汁)라고 하는 일본의 일반 가정에서 겨울에 자주 먹는 다는 돼지고기를 넣은 야채된장국 같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소고기국이나 미역국 정의 레벨일까? 일반 가정에서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요리의 대표처럼 이야기되는 음식인 모양이었다.
우선 만들기도 간단했다. 재료는 우선 얇게 썬 돼지고기 (삼겹살을 쓰는 듯 한데 샤브샤브 용 처럼 얇게 썬 고기였음) 와 양파,파,당근,우엉,버섯,곤약 등이 들어간다. 거기에 된장을 풀기만 하면 완성되는 요리였다. 따끈한 국물이 꽤나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오! 이정도로 간단한 요리라면 나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장을 봤다.
요리법은 다음과 같았다. (요리의 명인이 나와서 알려준 비법)
우선 냄비에 찬 물을 붓고 적당하게 썰어놓은 야채를 넣는다. 그리고 물이 끓어 올랐을때 쯤 된장을 푼다. 자료 화면에선 당연히 일본된장인 미소를 썼지만, 나는 그냥 냉장고에 있는 한국된장을 썼다. (냉장고에는 미소도 있었지만 너무 달아서..) 그리고 야채가 어느 정도 익을때 즈음 한번 데친 돼지고기를 넣는다. (그래야 고기 속의 단맛이 빠져나가지 않고 보존된다고 한다) 물론 샤브샤브용 돼지고기따위를 쓸리 없으니 냉장고 속에 있던 동생이 사둔 삼겹살을 썼다. 고기가 얇아야 더 맛있을 것 같지만 그냥 무시. 그리고 어느정도 다 끓어갈때 쯤 맛을 보고 된장을 한 번 더 풀거나 하고 파를 송송 썷어 넣으면 완성.
국그릇에 담아 한숫갈 먹어보니 오오!! 맛있는 걸! 역시 우리나라 된장을 쓴게 딱 내 입맛에도 맛는 것 같고 (일본의 오리지날 돈지루를 먹어 본 적이 없으니 원래 맛과는 비교 불가!) 야채에서 나온 단맛이 조금 있지만 싱겁지도 너무 달지도 않은 적당한 국물맛이 상상 이상으로 맛있었다. 돼지고기에서 나온 육즙의 향기가 살짝 돌면서 야채를 하나 하나 씹어가며 국물맛을 음미하다 보니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일본에선 돈지루를 겨울에 자주 먹는다고 한다) 밥 없이 이 돈지루 하나만 먹어도 괜찮을 질리지 않을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다. 결국 밤 11시에 두그릇이나 비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로서 긴 자취생활, 짧은 요리 경력을 가진 나로서 조리 가능한 메뉴가 하나 더 늘었다는 기쁨과 함께 내일 아침에는 김치와 김이라는 조촐하기 짝이 없는 반찬에 그럴듯한 메뉴가 하나 더 등장했다는 행복감도 함께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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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 2007/02/03 02:54 Modify/Delete Reply Address
으웃? 돼지 좋아하는 에스트는 그저 침만 줄줄....
박군 2007/02/03 06:11 Modify/Delete Address
결국 하룻 밤새 한 냄비를 거의 다 비우고 만 박군. -_-
parake 2007/02/03 19:54 Modify/Delete Reply Address
돼지고기를 넣은 된장찌게가 되는 셈인가요??
낼 저도 만들어 봐야겠네요~~
박군 2007/02/03 23:29 Modify/Delete Address
된장찌게 보다는 맛이 연하니까 국정도 레벨인데 맛있었어요. 결국 하루에 한냄비 다 해치우고 말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