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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열리는 영화제는 어째선지 시큰둥.
날도 덥고 비도 오는데 굳이 사람많은 곳까지 일부러 찾아가서 볼만큼 더이상 부지런하지 않은 나.
그래서 PIFAN이고 SICAF고 별 관심없이 남의 동네 불구경 하듯 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건데 롯데 시네마에서 상영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롯데시네마 VIP로 시시회 관람등의 혜택을 톡톡히 본 터라 문화 생활도 좀 하고 겸사 겸사 포인트나 쌓을까 하고 시간표를 뒤적였더니 딱 걸린게 [알리 악바르 사데기 특별전]이다.
절대로 외워지지 않을 것 같은 (포스팅 제목도 시간표 보고 적었다) 이름의 이 감독은
이란을 대표하는 명감독이라고 하는데 영화 소개에 나온 스틸 한 장이 나를 건대입구까지 이끌정도로 강렬한 포스를 풍기는 작품이었다.


총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특별전은 첫 상영작품인 [코르쉬드 왕자]을 제외하고는 (첫 작품도 초기 작품 느낌이긴 하지만 그 만의 개성은 충분히 살아 있었다) 데포르메이션이 가해진 비전형적인 인물들과 특히 멋들어진 색감과 스타일의 배경일러스트가 환상적이기 그지없다. 작품을 하나 하나 보면 볼 수록 완전히 반하고 말았다. 따로 인물의 대사는 없고 나레이션으로 진행되거나 아님 아예 그림 만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지만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전달이 될 뿐 아니라 잊지 않고 유머를 가미한 장면 장면이 국적을 넘어 한국의 한 여인을 충분히 웃게 할 정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재밌었던 작품은 체스를 의인화한 [까마귀]라는 작품이었는데 체스 말들의 특징을 살려 개성있는 캐릭터로 만들고는 말들의 움직임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면서 말들이 하나 하나 체스판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재밌게 표현했고 결국 두 왕이 남아 다시 체스를 둔다는 상황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있었다. 대사 한마디 없이 움직임만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맘에 드는 작품이었다.


[일곱개의 도시]는 디자인 적으로 가장 화려하고 인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 작품이었는데 한편의 시와 같은 나레이션과 조금은 난해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연도상으로는 가장 먼저 제작된 작품이었다. 인물이나 사물들을 여러가지 면으로 분할하여 하나의 물체를 면마다 각각 다른 채색을 하여 입체파의 그림을 보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FULL애니메이션이 아닌 그림과 그림이 한장 한장 오버랩되는 식으로 움직이는데 그림의 퀄리티를 위해 그런건지 모르지만 그것이 나름대로 색다른 느낌을 준다.


시각적으론 [꽃 폭풍]이라고 하는 검정색 펜화로 그려진듯한 일러스트에 강조할 부분만 화려한 칼라로 수놓은 듯 한 느낌을 주는 애니메이션이 가장 맘에 들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나라의 왕이 사는 성이 마주보고 있는데 어느날 사냥을 나가 서로 동시에 한마리의 새를 잡는 바람에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평화롭게 살던 국민들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그들이 싸우는 걸 바라지 않는 병사들은 한 밤중에 몰래 포탄을 바꿔치기 한다. 다음날 전쟁이 시작되고 서로 보란듯이 대포를 쏘지만 한쪽에선 폭탄이 터지자 새가 날아가고 한쪽에선 꽃비가 내린다. 어이없는 이 광경을 보고 두 왕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서로 화해한다. 화해의 자리에 음식으로 나온 닭고기를 서로 동시에 먹으려고 싸우면서 다음 전쟁이 살짝 예고된다. 라는 재밌는 내용.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아름답고 독특한 그림체가 눈을 사로잡는 알리 악바르 사데기의 작품은 놀랍게도 전부 70년대 제작된 작품이었다. 자료를 좀 찾아보니 원래 그림과 일러스트를 전공하고 작업하는 작가인 모양이다. 주로 그림책과 그래픽 디자인 관련 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후기 작품들은 초현실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작품이 많은데 개인적으론 오늘 본 초기 그림들이 맘에 든다.

세상엔 정말로 재줏꾼이 넘쳐난다. 부러워 하면 지는 거다. 나도 열심히 해야지.



알리-악바르 사데기 관련 페이지(영문)
http://www.tavoosonline.com/SelectedArtist/SpecialEn.aspx?src=110&Page=1



코르쉬드 왕자 - Dailymotion 링크



Ali Akbar Sadeghi - "Malek khorshid"
by arginati22





이건 웹에서 찾은 다른 영상. 이번 상영회에선 하지 않은 작품이다. 뮤직비디오인듯 한데 일러스트만 담당한 듯.

Omar Khayyam - Indeed - Videosurf 링크



 




다음 영화는 [블리치] 극장판이었는데..솔직히 만화 블리치를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동인지로만 접해본 인간) 볼까 말까 싶었으나 왠지 오늘은 화려한 액션의 상업애니메이션을 보고싶다라는 기분이었기에 과감히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꽤 재밌었다. 뭔가 대단한 능력자들이 나와 차례 차례 자신의 비장의 무술을 가장 폼나는 자세로 선보이는데 한자로 읖어대는 비술들의 이름이 한 뽀대 하면서 인물들도 멋지다. '뱌쿠야' 라는 포스가 장난아닌 멋쟁이 아저씨가 등장하는데 나오기만 하면 옆자리에 앉은 여자분이 한숨을 쉬며 두손을 꼭 모으는 거다. 전에도 이런류의 영화를 보며 비슷한 데자뷰를 느낀 적 있는데 아!! 맞다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볼때랑 같은 느낌!!! 역시 만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이것 역시 동인지로만 -_-;) 등장 인물이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보고 있는데 '로이 머스탱'이라는 남자만 나오면 애들이 자지러지는거다. 그리고 그 인물 역시 클라이막스에서 멋진 마법같은 기술로 적을 물리치는데 관객석은 거의 실신지경이었다. 그때보단 덜해도 오늘도 뭐 비슷한 광경을 보는 듯 했다. 이런 리액션이 동반되서 그런지 더 재밌게 느껴던 것 같다. 나중에 기회되면 만화나 읽어 줘 볼까? 했는데 크헐 38권?! 그래도 나루토 보단 낫군 -_-

영화 보는데 옆자리 앉은 여자분이 빵을 먹는 걸 보고 어찌나 부럽던지...내 배에선 꼬르르 소리가 나기 시작해서 감추려 부던히 애를 썼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엔 건대에 들렀으면 빼놓을 수 없는 라면집 순례. [美味堂)에 들러 진한 돈코츠와 반숙 계란으로 속을 채우고 돌아왔다. 교자도 먹고 싶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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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앞 미미당의 돈코츠라멘. 개인적으론 홍대 하카타분코보다 이쪽이 취향이다.






2009/07/22 18:46 2009/07/22 18:46
Posted by 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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